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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껍데기
    쓰다 2016. 12. 12. 04:45

    누군가는 나의 손을 보곤 나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런 그의 말을 믿을 수 없다
    그 누군가는 나의 발을 본 뒤에도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내가 물었을 때 비로소 대답했다.
    그 누군가가 나의 머리를 만져주었을때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의 눈빛은 더는 나를 바라봐주지 않았지만,
    그는 그렇게 말했다.
    더는 묻지 않았다, 더는 답하지 않았으며 더는 볼 수 없었다. 나의 손은 내가 될 수 없었다, 그 누군가는 나를 얼만큼 보았는가 내게 물었다. 그 누군가는 나를 얼만큼 알았는가 다시한번 내게 물었다 가끔은 나의 손을 보고 사랑한다 말하는 그들을 믿을 만큼 내 상처는 다 여물지 못했으니. 그래, 나의 손은 나를 정의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손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었다. 나는 네가 보는 모든것이 될 수 도, 네가 보지못한 모든 것이 될 수 도 있었다. 형언할 수 없는 무언의 나, 그리고 익숙한 끝맺음. 이를 잊는 또 한번의 과오가 발생했다. 끝은 언제나 익숙한 일이었지만 내게 익숙함은 여전히 익숙치 못하다. 그래도 또 한번의 낯선 공기가 나에게 다가올때 미처 다 여물지 못한 나의 상처를 보고도 그대 한번 믿어보고 싶다면, 그건 내 욕심일까 아님 착각일까. 그것도 아님 사랑일까. 나의 모든것을 알아 줄 이, 모든 것을 사랑해줄 이. 더는 묻지 않아도 더는 대답하지 않아도 볼 수 있는 그런 이, 껍데기 너머를 볼 수 있는 이, 나는 그런 그 누군가가 내곁에서 머물길 바랐다. 그리고 그걸 사랑이라 부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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