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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통
    쓰다 2017. 1. 7. 06:45

    제일 좋아하는 일을 묻는다면 매우 많아 나열하기도 수십가지이다
    남들보단 관심사가 좀 더 많지만 가끔은 다하기가 버거워 다 안해버릴때도 있다

    그렇게 좋아하는것들을 버리고 버려 단 몇가지를 남기기까지 

    참 오래도 걸렸고 그간의 아릿했던 성장통도 있기 마련이었다. 

    몇가지에서 다시 단 한가지가 되기까지
    어느 것의 교집합일지도 모를 또다른 기로에
    놓일때면 이것이 맞는가 싶더라도
    답은 내가 정한다는 다소 뻔뻔스러우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말이 떠오른다.

    실은 답이라기보단 믿음이라고 하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필요한건 답안지와 채점이 아니라는 걸, 

    지금 가는 이 곳은 가지 않았던 그 어떠한 길 보다 분명 행복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존재해야 하며, 이로부터 비로소 어두운 밤길에 차례로 가로등이 켜지게 될 것이란 걸, 그려내야 한다.

    다소 가로등이 없어 주춤하고 있다면 뒤를 돌아 보이는 벤치에 앉아 잠시 쉬다 가보고 '이때다' 하고 켜지는 오른쪽 가로등을 따라 걸어가보며 또 하나의 불빛을 만든다면, 간간이 비추던 작은 가로등 뒤에 스물스물 퍼져가는 푸른색의 종소리, 퍼드득 날아가는 새들의 날개짓이 아침을 일러줄 것이다. 

    그리고 마치 거짓말처럼 보이지 않던 세상이 펼쳐지며 어두운 밤길 어렴풋이 보이던 논두렁이가 넓디 넓은 세계의 한 페이지에 불과했음을.

    진흙물에 담궈진 발자욱은 거대한 대지에 귀퉁이일 뿐이었음을.

    그렇게 아침은 일러줄 것이다.

    스물 세번째쯤 되는 이 가로등에 서서 나를 뒤덮은 어둠에, 어떻게 왔는지 모를 수 많은 길에 발자욱을 남겨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밤이 곧이어 뒤따라오는 아침의 전의를 느끼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스물네번째 가로등으로 가는 이 발걸음은 보이지 않는 이 어둠 속에서도 두려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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