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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취했어 나는 사실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어쓰다 2017. 3. 13. 16:49
그냥 남들이 뭐래도 특별한 사람이 되고싶었는데
그건 아주 어려운 일이구나
튀어야만 하는 것만으로 되지 않는 것 같아
아주 뛰어난 무기가 필요해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건 아니야
아 나는 자꾸 손에서 그것을 놓치고 말아
미안해 그래도 가끔은 평범하게
그 말을 듣고 싶었어
너 참 특별하구나
참 모순이다 모순이다 모순이다
오늘 오랜만에 술을 두어병 마셨어
취했냐고 ? 취했지 물론
근데 나 스무살 때처럼 실수는 안했단 말이야 적어도
나 그래도 오늘은 적당히 입도 다물고 말이야
집에 돌아오는 그 길엔
괜스레 엄마가 보고 싶어져서,
몰라 다시 핸드폰을 봤을 땐 그냥 엄마 목소리가
들렸어
응 엄마는 비밀처럼 내 눈앞에 다가왔는데
열한시가 닫히는 마트에서 우리가 산 귤은
9,800원이었지.
엄마, 내 자켓은 어딨죠? 아 나는 또 인사불성이 되어버렸군요.
몰라요 나는 지금 어쨌든 이 곳에 잠옷차림을 누워있어요
그리고 내 방 벽 컨버스에 낯익은 모습을 떠올려요
나 또 허상에 빠져있나요? 아니요.
엄마는 이해하겠죠? 나는 이해 못해도,
선인장에 바늘이 삐죽삐죽
아주 조금은 그 곳에서 내 이름 석자 좀
떳떳하게
알릴까 싶어. 그 곳에서 나 선인장을 붓으로 찍어바르고
있을까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물론.
1-10까지 있다고 믿어봅시다
1은 필요없고요. 2도 필요없습니다
네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3-6까지가 나를 괴롭힙니다
모순덩어리
나는 어디에 있죠? 그래요 나는 6.5정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3-6은 10이라고 말하죠. 그들에게 나는 그렇네요.
하지만 10이 듣기 무서워 얼른 고개를 숙이고 맙니다. 하지만 실은 알아요. 난 3에게 고개를 빳빳히 들곤 너와
난
달라
라고 하는 내 검지 손가락을.
엄마
벽에 있는 컨버스는 말해요
거짓말 하지않아요
신기하죠
너도너도너도 진짜인데
이걸 치고 있는 나는 가짜야
가짜야 가짜야 평생 고통스럽게 살아라
가짜야
아 타들어가 속이
나 좀 살려줘 내일이 밝으면
나는 도대체 어쩌면 좋아
가짜는 어디로 숨어야 한단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