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이야기로 하루 이틀, 그렇게 자연스레 스며들다가. 그 밤 골목길 왼쪽 오른쪽 가며 그 곳에 혹시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눈을 느리게 꿈뻑이다
뒤 돌아 본 저 경사길에 서있었지. 언제 그랬냐는듯 그 마음 수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천방지축인 미소로 뛰어갔다. 자연스레 여민 재킷을 벌렸고 나는 그 안에서 쉬이 강물의 품을 느꼈으리라.
언제부터고 시작했는지도 모를 영화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건네주었다. 우린 마치 영화의 이야기를 위한 등장인물처럼. 뭐가 뭔지도 모를 이 분위기 속에서 너무나 당연스레 자연스레 녹아가고 있었다. 얼음 많이 담긴 유리잔과 투박시런 그릇으로 위스키를 노나누며 그렇게 녹아가고 있었다. 눈빛을 읽는다는건 책 속에서만 존재하던건 아니였나봐. 그 두어시간동안 많은 말 속에 담겨있던 또다른 눈빛을 나는 정말 읽었어. 노래가 영화의 비지엠처럼 계속해서 타고 흐르는데, 언제부턴가 그 속에 내가 존재를 당했다고 해도 좋을만큼, 몽롱해지더라고.
아까는 막차 시간을 계산하며 걱정했던 나인데 말이야
먼저 올라간 계단 사이로 들려오는 네 목소리가 있잖아
얼른 올라와서 자자
피곤에 절은 무기력하고 조금은 붕 뜬 그 목소리가 말이야, 묘하게 힘이 있었나봐 막차 시간 무색하리만큼 알았어요 하고 따라 올라갔잖아
갈아입은 옷에는 위스키가 풍기는 나무 냄새가 났는데, 왜인지 그 위스키가 꼭 지금 품에서 나는 너의 냄새같어
그래서 더 파고들었어 이 치명적인 술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