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니랑 엄마랑 이틀동안 시골에 다녀왔거든
난 차차랑 둘이 집에 있었고. 근데 그 이틀이 너무 외로운거야.
집에 있어도 각자 자기 방 들어가서 침대에 누워있을 뿐인데, 하루종일 수다를 떠는 것도 아닌데,
그게 왜 이렇게 외로웠는지.
어제는 둘이 집에 돌아왔는데 그냥 별 말 없이 침대에 누워서 각자 자고 티비보고 그러는데
그게 그냥 평온하고 따듯한거야. 차차는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내 품에서 벗어나 엄마 곁에서 잠들어있는데
난 그게 질투나서 너랑 안놀아 라고 하지만 엄마랑 차차랑 둘이 누워있는 그 모습이 난 좋았어
그러다 가끔 언니가 맛있는거 사오면 엄마랑 나랑 몰래 언니 방 가보자고 하고 차차도 어느새 냄새 맡고 따라와서는 셋이서 언니방에 들어가는거야
그럼 언니가 어이없단 듯이 쳐다보고 나는 엄마의 그 칠칠치 못한 성격을 쏙 빼다 닮아서 둘이 다 흘리면서 먹으면 언니는 또 잔소리하고.
그럼 차차는 앉아서 콩고물이라도 떨어질까 싶어 빤히 쳐다보고는. 그냥 그 좁은데서 넷이 앉아서 있는게 나한텐 너무 완전한 삶이라서
가끔은 이렇게 이 삶에 안주하고 싶다. 머나먼 타국으로의 모험 따윈 다 잊어버리고 싶다. 이런 나약한 생각이 들곤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