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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밤을 사랑한다쓰다 2016. 8. 30. 03:01
나는 밤을 사랑한다
정확히는 밤에서 새벽으로 넘어가는 그 시간을 사랑한다.
그리고 나는 그 시간을 잘 알지 못한다
날이 어두워지면 까만 커튼이 내 주위를 둘러싸는 기분이다
어둠은 오직 나만을 홀로 남겨둔 채 모든 감정들을 넘겨준다
까만 커튼 아래 외로이 쓸쓸히 눕는 나
맴맴하는 매미들의 울음소리는 밤의 소리가 되고, 창문을 여니 들어오는 밤바람은 따스한 구석이 있다
모두가 잠든 시간 작은 향에 의지한 채 하루동안 머릿 속 불투명히 자리잡은 단어들을 되새긴다
완전해진 문장 아래로 조용히 파도가 일렁인다
비춰지는 모습은 홀로 앉아 글을 적은 소녀의 가녀린 등. 어둠은 그녀의 등을 더욱 따스히 감싸온다
밤은 그런 시간.
밤은 내 모든 감정들을 이해받을 수 있는 시간
나는 그런 밤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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