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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보다 2018. 6. 25. 21:10
오랜만에 적는 영화 후기
영화를 오랜만에 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보자마자 이건 꼭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심야영화로 봤는데 영화관에 우리빼고 예매를 아무도 안했는지 둘뿐이기에
장면마다 같이 이야기 나누며 편안하게 봤다!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33살 JR과 투톤으로 염색한 88살 바르다
둘의 캐릭터에 재밌는 요소가 참 많았는데
영화 내내 나이차이가 무색할만큼 둘의 케미가 엄청나다!
둘은 포토트럭을 몰고
폐허가 된 곳이나 염소농장, 공장을 간다
이 곳은 어찌보면 아름답지 않은 곳일수도 있고,
삶의 터전인 그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곳이다.
하지만 바르다와 JR은 그곳에 사람들을 사진으로 찍어
사람들을 예술작품으로 그 익숙한 장소를 미술관으로 바꾼다
이야기는 단순히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그곳을 바꿔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바르다는 끊임없이 그 장소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한다
어느 염소 농장에 염소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염소의 모습과 다르게 뿔이 없었다
바르다는 물었고, 그들은 염소에 뿔이 있으면 서로 싸워서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뿔을 어릴적에 없앤다고.
하지만 또 다른 염소농장의 주인은
그 뿔을 없애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놔두는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건 생산성과 연결되있다고 말한다
뿔이 있는건 생산에 플러스 되는 요인은 아니니까
결국 하나의 기계 속 부품처럼 생산적인 일만 요하는 것이다
마치 사회가 우리에게 쉴 틈 없이 일하라 강요하고, 쉬는데는 모두 생산성과 관련있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듯이.
자유로웠던 장면
두 사람이 영화에서 얼마나 귀여웠는지!
바르다는 예전에 모델로 활동했던 이의 사진을 해변 벙커에 붙인다
다음날 기대에 차서 돌아왔을때 이미 바닷물이 휩쓸고 가서 사진은 사라졌지만,
사진으로써 기록되고 영원히 남을 것 같은 여운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영화의 또 하나 감상포인트는 페미니즘적인 요소이다
이 부두의 노동자들 대부분이 남성들이라는 걸 알게 된 바르다는
남성이 아닌 그들의 아내에 관심을 가진다.
이 곳에서는 누군가의 아내로 불리우지만, 자신들의 일터에서 그들은 그들 자체였다.
그리고 바르다는 그 셋이 당당하게 서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부두에 크게 프린팅해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능동적이고 강한 존재로 그들을 표현했다.
또한 저 속에서 그들은 자유로움을 느낀다.
영화에 좋은 대사가 정말 정말 많이 나온다
듣고 감탄하고의 반복이였다.
죽음을 두려워할 존재가 아닌 "모든게 끝난다" 고 표현하는 것도,
지나가는 기차에 바르다의 눈과 발을 붙여, 그녀가 못가는 곳까지 가게 하는 것도.
"우연은 최고의 조력자니까"
"누군가를 만날땐 그게 늘 마지막인 것 같아"
이 모든,,,대사들이 하나하나 가슴 깊이 박혔다
바르다의 끊임 없는 열정도 멋있었고
일상과 동화되는 예술은 우연과 맞물려서
참으로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다
지금 내 모든 순간들도 우연의 집합체겠지
이를 조력자 삼아 바르다와 JR처럼 무한한 창작활동을 해내고 싶다!
영화는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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