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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가 못견디게 싫었다쓰다 2016. 5. 3. 00:44
어릴적 초등학교 3학년에 들어갈 무렵
그 나이에는 난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했던 기억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
이는 진짜 그때부터 우리가 함께 할 시간이 없었던 건지 아님 나의 기억의 시작이 그때부터였기에 그랬던건지는 모를일이였다
여하튼 난 그때 하루의 2/3 가 혼자였다
10살의 나에게 누군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묻느냐면 쇼파에 앉아서 티비를 보는 것이었고
가장 싫어하는 것을 묻는다면 그건 청바지였다. 그랬다. 엄마의 청바지가 못견디게 싫었다.
하루는 싫어하는 청바지의 끝단을 부여잡고 아파트가 떠나가도록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남았던건 언제나, 작았던 등과 미약하게 남은 청바지의 온기였다.
그렇게 나는 온기를 부여잡은채 소매로 두어번 눈가를 비비곤 다시 쇼파로 올라가 티비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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