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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오는 이곳은 어떠한 사사로운 감정보다도 더 크게 다가오는 이유가 있다. 이 곳 모든 것에 담겨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지도 못한채 피부로 먼저 다가왔던 순간들은 이내 합리화되었다. 비로소 알게됨으로써. 끝없는 자극들은 박혀온다. 실은 그 한순간의 선택과 말들이 다가 아니었음을. 나는 이곳에서 그 선택들을 차근차근 존중하고 있었음을 비로소야 알게되었다. 우리는 이 일이 위대한 일이 될 수도, 하찮은 허세로 평가받을지도. 그렇지만 우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임을 안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고, 나는 뒤늦게야 알아버렸지만. 의심을 받을지언정 의심을 하지 않았던건 내게 거는 자신감도 아니고 내가 너무 잘나서도 아니고, 불안정한 흔들림을 위한 세뇌와도 같은 것이라면. 그리고 이내 이 세뇌로 나를 지배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길 바라는 것이라면. 끝까지 나의 일을 존중하고 세뇌시키고 그래도 그 이유를 찾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도 손가락 질 뒷편에서 내 방향으로 걸어갈 것이기에. 나는 지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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