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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마지막 베를린이자 독일쓰다 2016. 6. 29. 15:21
[마지막]
독일에서의 (사실상) 마지막 날이다. 꽤나 오래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하루에 한군데로 잡고 여유롭게 돌아다니다보니 후딱 지나갔다. 저녁 여섯시 일곱시만 돼도 상점이 닫으니, 늦잠을 자고 오전 11시쯤 나오면 아쉬울 따름이다.
[다시 오고 싶은 베를린]
베를린은 꼭 다시 오고 싶다. 그땐 영어도 좀 잘해서 광란의 파티도 즐기고, 외국인 친구도 사귀고, 이번 여행 때 못해본 밤을 멋드러지게 즐겨야지.
[웨스트베를린]
어제 갔던 카페에 다시갔다. 체크포인트찰리역에서 나오면 바로 있다. 들어가자 어제 봤던 언니랑 오빠가 반갑게 인사해준다. 어제 왔던 친구구나 하고 아는 눈치다. 계산대에서니 민머리 오빠가 또왔네? 하는 눈으로 다시한번 인사해주었다. 부끄러워서 괜히 고개숙여 웃었다.
초코케이크가 있다. 어제는 없었는데! 오늘은 실수하지 않도록 핫초콜릿 원. 초코케이크 원. 해서 잘 주문했다. 6유로도 확실히 내고.
이 카페는 베를린에 오게 되는 날 다시금 또 와봐야지.
[가난한 마지막 여행]
오늘은 가난한 여행이다. 어제 홀린 듯 산 포스터 덕에 15유로 밖에 못쓴다. 방금, 6.9짜리 원데이 티켓을 샀고 6유로에 카페에 다녀왔다. 이제 어쩌지..?
[생각]
외국인들이 한국은 잘 모르면서, 삼성쓰는거 보면 괜히 아는척하고 싶어진다. 나한테 애국심은 없는 줄 알았는데..
밥다운 밥을 먹은 적은 솔직히 열흘 중 학센말곤 없었다. 매일 길거리에서 뭐 먹거나 빵 몇조각? 배가 안고픈것도 신기하다. 딱히 자극적인 음식들이 안이ㅓ서 구미가 땡기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밥다운 밥 먹으러 간다. 어제 한국식당이 있길래 들어갔는데 예약차서 퇴짜맞았다. 점심에 한가하니 그때오라고. 얼마만에 들은 한국말인지. 역시 음식은 한국이지!
어제 토포그래피에서 보면서 나치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 그래서 밤에 숙소에서 한동안 제2차 세계대전과 나치, 히틀러, 유대인들에 대해 검색해보았다. 히틀러가 왜 하필 유대인을 선택했냐에 대해 여러 가설들이 존재했는데 어떠한 가설도 육백만명의 유대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을만큼의 이유가 되진 못한다고 생각했다. 언제까지 우리가 반성을 해야하느냐며 몇몇 신세대들 사이에는 나치니즘이 돌고 있다고 한다. 극악무도의 잔인함을 사진으로 보면서도 믿기가 어려웠는데 나치니즘이 돌고 있는걸 보니 그 잔인함이 소름끼치도록 가깝게 다가왔다.
[콩테]
돈이 정말 없었다. 저녁은 커녕 당장 내일 공항으로 가는 티켓이나 끊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생각없이 2.5유로를 하는 콩테를 샀다. 스케치북에 그리는 순간, 이건 사야할 것 같았다. 느낌이 팍와버렸다. 그리고 아낌없이 구입!
[독일에서 맞이하는 내 생일]
한국 시간으로 내 생일이 되고도 한시간 십분이 지났다. 엄마에게서 긴 문자가 왔다. 그 이후 친구들의 문자도 잇따라 왔다. 혼자 와인을 마시다 타지에서 받는 내 생일 문자에 기분이 이상해졌다. 취기가 올랐나..?
[독일을 떠난다]
아쉽다. 여행을 오면서 그래도 이쯤되면 집에 가고싶다. 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는데, 독일은 너무 좋고 편해서 그냥 내 집같았다. 그래봤자 몇주였지만..오죽했으면 아름이랑 연락하다가도 숙소가는 길이야를 집가는길이야라고 해버렸을까. 아직도 보고 싶은 거리가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다. 왠지 내일도 그자리 그 숙소에서 낮에는 한참 거리구경하다가 밤에 와인을 마시고 숙소로 돌아올 것 같다. 내일은 마인강 앞에 앉아 맥주를 마시는 것도 괜찮을텐데. 하지만 아쉬움이 남을 때 떠나는게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겠지. 정말정말 좋았다 독일!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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