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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악몽같은 세븐시스터즈와 뜻밖에 인연
    쓰다 2016. 6. 29. 18:04

    [세븐시스터즈]

    런던브릿지에서 이스트 크로이던까지. 거기서 갈아타라길래, 갔다. 왜 갈아타는지 의문이었지만 탔다. 내리면 바로 브라이튼 가는 트래인이 있을 줄 알았다. 내리니 나보고 이스트 그릿치까지 간 다음에 버스를 타고 스리브릿지에 가서 다시 기차를 타고 브라이튼을 가란다. 모두가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난 지금 지하철을 타고 런던브릿지까지 다시 기차를 타고 이스트 크로이던까지 그리고 여기서 기차를 갈아타 이스트 그릿치까지 그리고 버스를 타고 스리 브릿지....지금은 브라이튼으로 가는 기차에 탑승한다. 난 여기에 내리면 또 세븐 시스터즈로 가는 버스에 한시간 정도간다. 네시간 넘게 걸려 가고있다. 이정도면 독일에서 영국 온 시간 보다 길다. 비도온다. 미치겠네. 곧 어두워질 삘. 꿈만 같다...


    [구세주]

    저 언덕 위에서 갑자기 빛이 퍼져나갔다. 마치 해리포터가 위험에 처했을 때 저멀리 빛이 보이며 아버지가 등장했던 그 때처럼-실은 자기 자신이었지만- 정말 그런 빛이 쫘악하고 퍼져나갔다. 난 그게 자동차 헤드라인이란 걸 뒤늦게 알았지만, 구세주의 구원을 받은 기분이었다.


    [세븐시스터즈 가는 길 다시 정리]

    지하철1번 - 기차1번 - 기차1번 - 버스1번 - 기차1번 - 버스1번으로 왔다. 의문이다. 도무지 내가 왜 그렇게 오게 된건지. 블로그 글 어디에서도 환승따위는 없었는데. 이젠 영국 기차만 봐도 토할 것 같다. 열한시 삼십분 쯤 지하철에 타서 다섯시쯤 도착했으니, 거진 다섯시간 반 걸린 셈이다. 게다가 비까지 억수로. 마지막 버스에서 원데이 티켓을 살 때 아저씨가 말했다. '진짜 갈거야? 비도 오고 늦은 것 같아 분명 실망할거야' 그 말을 듣자마자 왈칵 눈물이 고였지만, '아이노우...벗 아이슈드고..'라 울먹이며 표를 샀다.

    가는 내내 버스 차창에 빗줄기가 후두둑 떨어진다. 점점가면 갈수록 초원이 나오긴 한데 흐릿하고 시간도 시간인지라 공포영화같다. 가면서 든 생각은 그냥 시간 버리더라도 중간에 다시 돌아갈걸.


    [겨우 도착]

    내리자마자 탄성이 나온다. 기쁨의 탄성이라면? 그것은 결코 아니다. 진짜 심각한 탄성이다. 워낙 드넓은 들판과 절벽이 있는 곳인지라 세상의 빛이 아예 단절된 곳이었다. 낮에 가면 물론 이뻤겠지만 밤에 이제 사람도 없는-보이지도 않는- 그 곳에사방이 어둡고 곳곳에 늘어진 나무들이 보이고 가로등 하나 없는, 난 예전부터 산과 바다를굉장히 무서워해서 오들오들 떨 정도였다. 너무 무서워 가면서도 절벽까지 가다간 기절을 하겠거니 싶었다. 폐가를 가도 그만큼의 공포는 아닐 것이다. 가면 못 돌아올 곳 같고, 없어져도 아무도 모를 곳 같았으며 사람이 세상에 혼자 놓인다면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었다. 미치기 일보직전에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다시 버스타는 곳을 돌아갔다.


    [뜻밖에 만남]

    정류장에서 한국인 친구 두명을 만났다. 절박히 '한국인이세요?'라 물었다.

    21살 되는 친구들이었는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다 떨며 런던으로 왔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언니, 저희 클럽가보고 싶어요! 엇, 나두! 그렇게 급일정으로 오늘 밤 클럽을 가기로 했다.


    [런던에 유명하다는 클럽 '에그']

    클럽에 들어가기 앞서 술마시러 들어간 bar는 대성공이다. 각 10파운에 3잔씩 마셨다. 심지어 칵테일은 맛있었다.

    좀 알딸딸하니 클럽가기 딱 좋았다. 이름은 에그....근데 무려 30파운드...진짜 사기꾼들......

    다들 춤을 열심히 춘다. 각 존별로 디제이들도 다르고, 30파운드 왜하는지 알 것 같다. 하지만 내 체력은 바닥이 났다.


    [새벽]

    집에서 잠을 자려하니 새벽 여섯시이다. 아마 내가 영국에 큰 기대를 하고 왔다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만 워낙 왔던 곳에 대해 뭘  더 보고자하는 욕구가 없었다. 내가 갈수록 체력이 바닥나는 타입이기도 했고.

    술과 클럽에 50파운드 정도를 탕진. 지금은 10파운드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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