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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야행 / 히가시노게이고
    읽다 2017. 9. 4. 06:53


    (상)
    P165, 손목시계였다. 비싼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어디나 차고 다닌다. 언제 잃어버려도 상관없어, 그렇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에 애착이 생겼다.

    (중)
    P141, "내 인생은 백야 속을 걷는 것 같으니까"

    (하)
    P193, 죽은 엄마는 생화를 좋아했다. 현관, 복도, 방의 한쪽에 언제나 그 계절에 맞는 꽃이 장식되어 있었다. 누가보아도 눈을 크게 뜰 만큼 멋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생화가 아니었다. 모두 정교하게 만들어진 조화이다. 우리 집 전체가 조화가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미카는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P251, 내위에는 태양 같은 건 없었어. 언제나 밤. 하지만 어둡진 않았어. 태양을 대신하는 것이 있었으니까. 태양만큼 밝지는 않지만 내게는 충분했지. 나는 그 빛으로 인해 밤을 낮이라 생각하고 살 수 있었어.

    -

    오랜만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예전에 한참 빠졌을땐 미친듯이 찾아 읽다가 한숨 쉬다가 오랜만에 읽고싶어져(찾던 책이 대출중인 것도 있어서 겸사겸사) 읽었다.
    백야행은 예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책을 빌릴땐 꼭 다 빌리는 편이라.. 상중하 중 하나가 없으면 아예 빌리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이제서야 빌리게 됐다!

    용의자 엑스의 헌신이 가장 짜임새있게 써졌다고 생각했는데, 백야행을 읽고나니 이것과 견줄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흡입력 몰입도 장난아니였고 다 읽고 나니 어느새 새벽 일곱시.. 새들이 지저귀는 타임.. 차차는 옆에서 잔다

    읽으면서 등장인물이 너어-무 많이 등장하고 일본이름은 길고 어려웁고 비슷해서 계속해서 이름에 동그라미 치면서 봤다. 더군다나 이런 추리소설은 복선같은게 굉장하니까 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료지와 유키호가 범인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그들의 시점으로 글이 전개된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한번쯤 각자의 시점으로 자신이 느낀 감정들을 여과없이 표현했는데, 이 둘만이 그런것이 없었고 그나마도 주윗 사람들에 의해짐작되는 것들 뿐이었다. 그래서 무언가가 그들에게 있다 싶었다. 마지막엔 형사가 그들을 붙잡고 그들의 입에서 19년 동안의 진실들이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런것은 없었다. 그래서 아직도 모르는 의문투성이의 것들이 있다. 아주 많이! 이런게 여운인거라면 ... 아주 탁월한 결말을 택하셨네요..
    그래도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 같은 그들이지만 아주 가끔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해줄 때도 있다. 그게 바로 위에 적어놓은 대사에서 이다. 그들이 자신들의 내면을 표현하는 순간은 딱 저때였던 것 같다! 비로소 제목인 백야행과 연결지어질 수 있는 순간. 둘은 그 사건 이후로 줄곧 백야를 걷는 기분이었을거야.. 근데, 흐음 뭐랄까 어른들의 야욕으로 망가진 삶이지만, 그러기엔 상관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으며 살았잖아. 19년 전 그 이유로 이것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자신도 더러운 어른에 손에서 고통스러웠으면서, 주위에 있던 친구들도 이름 모를 남자들에 의해 발가벗겨지고.. 물론 그녀가 그나마 보여줬던 인간성이 그들은 옷만 벗겨질뿐 성폭행을 당한 흔적은 없다는 것이었는데. 그렇다고 그들에게 상처가 남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 어쨌든 자신의 앞길이 더 중요했다는거잖아. 더 냉정해지고 자신의 앞만 보고 살았던 유키호와 그녀의 빛이 되어주었던 료지. 료지는 자기를 위해 산적이 없었던 것 같아 그림자처럼 그녀의 뒤에 있고.. 그래서 유키호는 료지를 태양이라고 했을까? 태양은 그림자를 만들어주는 존재니깐..?
    근데 마지막에 료지를 모른척 외면하고 갔던 유키호의 모습에선 료지도 이용당한 존재가 된 것 같아 안타깝기도 했다. 여하튼 둘에겐 비극이지만 유키호의 성격대로라면 그녀는 지금처럼 자신의 내면은 숨긴체 그렇게 살아갈 것이고. 가정도 일도 완벽히해내는 여자로 남겠지 근데 겉은 그럴지언정 밤을 낮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해준 존재가 사라졌으니, 온전한 삶이 가능할까 싶네. 아니면 또다른 태양을 만들어 살아가려나? 이런게 여운인가보다. 감정이입을 엄청 하다보니 빠져나오기가 어렵네,, 흐엉 어쨌든 너무 재밌는 책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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