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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시 나지막하게 들리는 자취방 속 기타 선율.쓰다 2015. 9. 17. 03:32
새벽 두시 나지막하게 들리는 자취방 속 기타 선율. 고작 6개의 줄은 둘의 새벽을 선홍빛으로 물들인다. 숨소리보단 거칠게. 음을 따라 공기를 따라. 나는 연필을 붙잡고, 너는 책상 앞 기타에 몸을 맞대고. 보이지 않는 리듬은 우리와 줄다리기를 한다. 저기로 흔들, 이곳으로 흔들, 이불 안에 발가락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손가락 살로 뭉댄 줄마냥 올라갔다 내려갔다. 우리의 가슴 속 하나 씩 있는 줄에 따라 너를 움직이게 하고, 나를 움직이게 했다.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다. 우리의 마음 속 기타 한 줄에 따라.
9월 17일, 오전 3: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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