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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우린
    쓰다 2015. 9. 15. 21:26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우린 벌써 과거가 되어버린 그 날을 회상하며

    맥주를 들이킨다. 이제 제법 밤공기는 쌀쌀해졌고, 으슬으슬 추웠지만 나쁘지만은 않아서 그냥 이대로 좀 더 이 밤을 간직하고 싶었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대화 속에 자연스레 그 때의 내 마음을 꺼내 보였다. 4일을 1/4로 쪼개 그리고 다시 1/4를 조각 조각 쪼개어 순간의 조각들 속 나는 어땠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넌 어땠는지. 얘기해보고 싶었다. 실제로 우리는 상대방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직도 - 그들 조차 평생을 함께한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어려우니까. 그렇기에 오늘 밤 자연스럽게 나온 대화들은 다소 놀라웠고, 미안했으며 고마웠다. 생각보다 넌 나를 생각해줬고, 생각보다 나는 너를 몰랐구나. 마음에 은근히 담아두었던 오해가 풀렸고, 옷에 묻은 실 뭉치가 밤바람을 따라 살랑살랑 날아가고 있었다. 밤바람은 차가웠지만, 맥주로 한껏 달아오른 두 뺨과 들뜬 대화와 반비례로 줄어든 엔젤링 가득한 맥주잔과/ 오코노미야끼 식당에서와 다름 없이 이 곳이 그 곳과는 다를지라도- 대화의 순간만은 노래도 잊고, 사람들도 잊고, 이 곳이 어디임을 잊는. 어디여도 사실은 상관없는. 너와의 관계는 언제나 그런 것이었음을. 아주 잠시나마 잊고 지냈다. 시계의 큰 바늘도 1시에게 다가가고, 우린 언젠간 몰아칠 겨울의 날씨들이 무섭지만, 같이 걸어온 그 길은 시린 볼만이 아무도 모르게  그 추위를 기억할 것이다. 우리도 모르게.

     

     

    9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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