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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파파
    쓰다 2019. 3. 16. 09:42


    아빠는 내게 무뚝뚝한 분이시다. /내게/는 /나에게/라는 의미 보단 /내가 느끼기에/ 라는 의미이면서 더 정확히는 나에게는 조금 더 다정한 분이시다.

    그런데 엄마가 가끔 아빠가 해준 다정한 언행을 이야기 하실 때면 내가 정의 내린 아버지와 동일 인물인가 하는 의문점이 든다. 

    가정의 오류에서 오는 이질감에 선뜻 엄마의 말을 믿었다고 말할 순 없다. 다만, 그런 면에 대한 가능성을 틈 사이로 열어 놓았다고 하면 좋을까.

    요 며칠. 얼마라고 셀 수 없는 날의 전. 아빠는 메시지 보내는 법을 배우셨다. 그 전에 아빠는 내가 메시지를 보내면 1이 사라지는 것으로 대답을 하시는 분이셨다.

    서툴게 나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터무니 없이 불완전한 문장이지만 그 것이 더 살갗 깊숙이 와 닿았다면, 진실되게 들리려나?

    물론 이 말을 아빠에게 전해드리진 못하였다. 

    엄마는 이를 지적하는 메시지를 보내면 아빠가 다시 달팽이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씀하셨다.

    여하튼 아빠가 고개를 내민 연유에는 오로지 '나'였다고 한다. 목소리를 듣고 싶은데 국제 전화는 너무 비싼 까닭에. 나랑 대화하고 싶으셔서.

    서툰 글자로 하루 내지 이틀에 한번 씩은 보고십어 사랑해 막내 라고.

    그것에 대한 대답과 함께 또 며칠은 소식이 잠잠하시지만, 나는 조금이나마 엄마가 늘어놓으시는 아빠의 다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빠는 내 생각보다 훨씬 다정한 분이라고 전제를 바꿨다.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하고 변하지 않는 가정은, 역시 나에게는 조금 더 다정한 분이시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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