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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별로 없는 도서관쓰다 2019. 3. 16. 09:58
파리에 있는 한국 문화원에는 책이 많지 않다.
일본 소설만 해도 아마 서른 권 미만일 것이라 추정된다. 그 중 이미 읽은 것은 대개 열 개에서 열 다섯개 정도 되기에 나머지 중에 고르는 것은 굉장히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 즐겨 읽는 장르는 추리와 서스펜스이다. 하나를 지독히 파는 성향 덕에 이 쪽 장르를 점차 정복해나가고 있지만
도리어 그런 탓에 다른 장르에는 재미를 붙이지 못했다. 이 것은 여기서 책을 읽는 과정 속 굉장한 단점으로 다가왔었다. 매번 봤던 그 목록의 제목이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쑤신다. 그렇다고 없던 책이 생길리는 물론 만무하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장르를 넓힐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신화나 신비는 내 부장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추리 다음으로 좋아한다. 어쩌면 어느 정도 같은 맥락 상에서 이 사이를 오고 가며 헤집는 소설 몇 가지가
내게 영향을 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빌린 책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함 책이다.
아마도 나는 이 것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아주 작은 도서관 덕에 감사할 수 있는 것은, 한국에서 라면 그냥 지나쳤을 수 많은 책들 중 하나가 여기에서는 너무도 소중해서 꼼꼼히 한 권 씩
그 것들을 눈으로 어루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맨날 보는 요시모토 바나나, 미야베 미유비, 히가시노 게이고, 오쿠다 히데오. 그들이 나를 서서히 놓아준다.
그 유명한 그들의 책도 어떨 때는 다섯권 있을까 말까 할 정도니 어쩔 수 없는 나를 이해해주길 바란다.
또한 어느새 이마저도 점령해버린다면 난 혀 깨물고 한국 소설로 넘어갈지도 모른다. 그 때가 온다면 조금은 침울할 지 몰라도 그 변화를 사실 무척이나
기다려 왔으며 사뭇 설렐지도 모를 일이다. 그 변화는 실로 내 독서 역사에 길이 길이 남을테니까. 일단은 제 2의 , 제3의 장르를 항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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