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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엊그제의 하루들을 보내고서.
나에 대해 내 스스로 아직도 잘 모르는건지 혹은 알기가 두려워 덮어버리는건지 고뇌했다.
어느쪽이든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것은 맞았지만, 사실 후자에 가까울까봐 악몽같은 하루를 지새웠다는 걸 안다
스무살 두살 세살 그 고개를 넘어갈수록 내 성격이 혐오스러웠다. 거짓으로 얼룩지고 싶지 않아서 흙탕물에서 발버둥쳤지만
어느순간 그 흙탕물이 나였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고는 진실된 이들에게 오만하다며 열등 의식을 퍼부었지.
몇 십년, 몇 백년이 지나도 그 자리를 지키는 바다와 산들을 두려워 하며 말이다.
가끔 술을 진탕 마신 날엔, 엄마한테 하소연을 쏟아내며 어리광을 부렸다. 엄마라면 가라앉는 나에게 손 내밀어주지
않을까 싶어 기대해보지만, 그녀 역시 완벽한 타인임을 인지했을 때
영원히 망망대해에 홀로 남겨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나 자신을 혐오했다.
그리고 갈라진 내 영혼으로 어둠 속에 가라앉는 가죽을 지켜보며 내 스스로를 비웃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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