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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둘에서 열 둘로. 여섯에서 다시 여섯으로. 허리춤을 꺾으며 기구한 인생은 하염없이 돌아가고, 그녀의 고된 손은 돌아가는 숫자를 따라 세월의 흔적을 남긴다. 굽힌 몸뚱아리에 조아린 고개와 돌아가는 원 속 날아가는 붉은 새들. 빈 손으로 왔다, 빈 손으로 가는 것이라며 짓는 너털웃음과 함께. 허공을 바라보는 그녀에게는 짙은 잔향만이 유일하게 감싼다.
9월 11일 오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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