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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다 2018. 1. 24. 02:07

    책을 읽다 이상적인 꿈을 꿨어요. 십년 후 어느 날을 정해놓고 그와 만나는 그런 꿈이요. 그때까지 우리가 함께라면 같이 올라가도 되는건데,

    왠지 그 꿈이 이상이 되버리는 건 역시 그의 부재를 예상했기 때문일까요?

    걸어가다가도 문득 자기 전에도 문득, 그냥 너무 많은 내 일상 속에서 과거는 자리잡으며 앞으로 걸어가야 할 틈을 주지 않아요.

    가는 길목마다 떨어진 과거를 주워 담으며 앉아있으니 어느새 아무도 보이지 않는거에요. 뒤를 돌아도, 앞을 보아도. 혼자였어요.

    외로웠냐고 물어보면 사실 많이 외로웠어요. 아무리 주워도, 나는 앞으로 가지 않더라고요. 그냥 거기서 앉아있는거에요. 언제부턴간,

    더이상 일어설 수가 없더라고요. 내가 원한게 아니라, 어쩔 수 없었던거에요. 아무도 일으켜주지 않으니까. 일어서서 걸어가봤자 

    그 길에 아무도 없으니까. 정확히는 내가 보고싶은 그 사람이 없으니까요. 앉아서 막 울었어요. 보고싶어서 막 울었어요. 

    엄마랑 침대에 누워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어요. 근데 나한텐 그 일상적인 것 조차 허용이 되지 않았던거에요. 그걸 엄마한테 들켜버려서 

    속상한 마음에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썼어요. 뻔한 엔딩이었는데 알면서도 아니었음 좋겠어서, 이상적인 꿈도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내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 일까요? 이제는 실망이라는 화살이 누구에게 비롯됐는지 모르겠어요. 확실한 건 

    절망은 정확히도 나에게 꽂혔다는거지만. 아무 것도 아닌척. 이것쯤은 나한테 무의미한 일인척 나도, 냉정해지고 싶어요. 나도 나아가고 싶어요.

    내 옆에 누가 앉아서 울든 절망에 빠지든, 그냥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가고 싶어요. 나도 그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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