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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간은 나보다 느렸으면 좋겠다고
    쓰다 2015. 10. 25. 23:50

    오랜만에 언니랑 문자를 주고받다 언니가 사진 한장을 보내왔다. 우리 강아지 차차 사진이었다. 타지에서 자취를 하는 내게 보고싶을까싶어 매일 차차사진을 보내오기에 그런 매일 일상같은 사진이겠거니 하고 보았다. 손이 멈춰섰다. 이내 다시 다가가서 클릭해보았다. 울컥 하고 뜨거운 마그마가 솟구치듯 내 안에 응어리가 뜨겁게 퍼져나갔다. 

    '많이 늙었지? 너무 속상해'  등부분부분 피어난 반점들은 말하지 않아도 내게 들려주었다. 2008년도 어느 여름에 와서 껑충껑충하고 뛰어오르다가 서서히 바닥으로 그렇게 장판마냥 바닥으로. 오랜만에 집에 가면 서로의 눈빛을 주고 받고 대화한다.

    '오랜만이야'

    '오랜만이지?'

    어린시절 재롱부리듯 애교를 피우진 않아도 나를 한번 쳐다보고는 자신의 등을 내게 기대온다. 그럼 나는 익숙하듯 그녀의 등을 쓰다듬는다. 그 등은 이제 고운 살결이 아닌 쳐진 살만이 남겨졌다. 흔적들은 몽땅 사라져버렸다. 잘만 올라왔던 침대를, 두손을 뻗은 채 올려달라며 쳐다보는 눈빛에서 우리는 알고 있었다. 많은 시간이 지났구나. 자는 너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간은 나보다 느렸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서서히 너는 내게 흔적을 지우고, 흔적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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