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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apore.4th day/다니다 2015. 9. 23. 20:59
마지막날이 밝았다 짝짝! 아침에 일찍 나와 호텔에 짐을 맡겼다 파크레지스 호텔은 역시나 좋았다 ㅠㅠ넘넘 좋았다...!ㅠ 다행히도 한국인 직원분이 계셔서 수다도 떨고 귤도 주시구 사탕두 주시구 물도 주시구 역시 한국인 정이란,,!!! 그리고 마지막 날 나는 센토사로 고고~ 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케이블카 ! 입장^3^ 뷰가 너무너무 이뻤음!!!!! 돈만 있었다면 센토사에서 잤을 것 같다..!! 저 미끄럼틀 타보고 싶어져...! 처음 타본 케이블카인데 아름다웠다 ㅠ-ㅠ!! 나오는 외국인 커플이 이걸 주더라 나는 표인줄 알고 나는 표를 샀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줄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는 티켓 ㅜㅜ 완전 행운아였어..!!!!! 사람이 크게 많은 편도 아니였고, 외국인 준 저 티켓 덕에 줄 기다리고 있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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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시 나지막하게 들리는 자취방 속 기타 선율.쓰다 2015. 9. 17. 03:32
새벽 두시 나지막하게 들리는 자취방 속 기타 선율. 고작 6개의 줄은 둘의 새벽을 선홍빛으로 물들인다. 숨소리보단 거칠게. 음을 따라 공기를 따라. 나는 연필을 붙잡고, 너는 책상 앞 기타에 몸을 맞대고. 보이지 않는 리듬은 우리와 줄다리기를 한다. 저기로 흔들, 이곳으로 흔들, 이불 안에 발가락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손가락 살로 뭉댄 줄마냥 올라갔다 내려갔다. 우리의 가슴 속 하나 씩 있는 줄에 따라 너를 움직이게 하고, 나를 움직이게 했다.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다. 우리의 마음 속 기타 한 줄에 따라. 9월 17일, 오전 3: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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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를 보낸다쓰다 2015. 9. 15. 21:27
두 손바닥을 합쳐도 조금 더 커다랗다. 그래서 반으로 접고 약간 둥그렇게 모아 손바닥으로 쥐어본다. 아슬아슬 손바닥을 튈 듯한 종이들이. 마치 튀어 오르는 검은 색 활자 같다. 눈이 좋지 않은 탓에 깊게 코를 박으니, 오래된 종이냄새가 나는 듯하다. 인쇄된 종이에서 괜스레 스며든 작가의 체취가 퍽 다정하다. 구월의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반 틈 드리운다. 빛은 문장의 몇 글자를 밝혀온다. ‘내게 효과가 있는 다만 하나의 강장제는 따스한 햇볕이요, ‘토닉’이 되는 것은 흙냄새이다.’ 사이사이 나열된 문장들이, 일광욕을 즐기듯/ 드리운 햇살아래 종이를 바닥 삼아 누워있다. 나른하다. 그들은 나른한 오후를 보낸다. 나도 따라, 엄지로 한 자 한자. 어루만져 본다, 나도 따라, 그들의 옆에 누워본다. 나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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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우린쓰다 2015. 9. 15. 21:26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우린 벌써 과거가 되어버린 그 날을 회상하며 맥주를 들이킨다. 이제 제법 밤공기는 쌀쌀해졌고, 으슬으슬 추웠지만 나쁘지만은 않아서 그냥 이대로 좀 더 이 밤을 간직하고 싶었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대화 속에 자연스레 그 때의 내 마음을 꺼내 보였다. 4일을 1/4로 쪼개 그리고 다시 1/4를 조각 조각 쪼개어 순간의 조각들 속 나는 어땠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넌 어땠는지. 얘기해보고 싶었다. 실제로 우리는 상대방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아직도 - 그들 조차 평생을 함께한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어려우니까. 그렇기에 오늘 밤 자연스럽게 나온 대화들은 다소 놀라웠고, 미안했으며 고마웠다. 생각보다 넌 나를 생각해줬고, 생각보다 나는 너를 몰랐구나. 마음에 은근히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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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불은 사실 장미들의 향연이고쓰다 2015. 9. 11. 22:42
반복의 연속이다 되풀이 되는 일들 속에 우린 규칙들을 몇 가지 알아냈다. 규칙들로 우리는 조심스럽게 살아가고 그러다 보면 초록지대는 안전하게 길을 만들어준다. 덤불을 헤치고 나오니 보이는 것은 과수원이 아니고 복숭아 숲도 아니고 평평한 아스팔트가 드넓게 펼쳐져 있다. 규칙의 잔혹함 남겨진 건 억압 속에 우리 상처는 규칙을 만들고 규칙은 억압을 주었다. 상처를 받고 싶지 않았는데 내게 너무나 건전한 것들이 나를 더욱 아프게 조여온다. 가끔은 날 것의 상처와 막 맺혀오는 방울의 피들이 나를 더욱 날뛰게 만들고, 덤불은 사실 장미들의 향연이고 난 그 속에서 더 강하게 존재할 것이다. 5월 18일 월요일, 오전 12:09